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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순례 (이집트, 이스라엘, 터어키, 로마)를 통한 예수님 체험 (오래 전의 잊지 못할 체험)

관리자 0 8,080 2019.07.13 04:50
성지순례 (이집트, 이스라엘, 터어키, 로마)를 통한 예수님 체험 
                                                                                                                          심 규섭 목사

1. 들어가는 말 - 성지 각국의 현황

  성경에 나오는 성지는 이집트, 이스라엘, 요르단, 시리아, 터키, 그리스, 이탈리아 등이다. 이들 중 이집트, 이스라엘, 터키, 이탈리아(로마)에 대해 현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자료실 성지순례 세미나-터어키 또는 이스라엘 편에 2019년 현재의 상황을 참고하세요.


2. 하나님의 숨결을 느끼며

    먼저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오래 전에, 한국에서 섬기던 교회의 도움으로 13일간*의 성지순례의 여정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서 하나님의 숨결을 느낍니다. 이집트 카이로를 시작으로 홍해를 건너 시나이 반도를 따라 마라, 엘림, 르비딤, 시내산과 에일랏에 이르는 출애굽 여정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탄생에서 승천까지의 숨결이 남아있는 이스라엘 땅을 관람했습니다. 이어서 바울과 베드로, 요한과 빌립과 누가 등 사도들과 복음전도자들의 전도 여정인 터키와 바울과 베드로의 순교지 로마를 순례했습니다. 이 기간은 참으로 주 하나님의 놀라운 임재를 경험한 감격적인 기간이었습니다. 특히 출애굽여정에서는 여호와 하나님의 충만한 역사하심을, 이스라엘 땅에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제자들의 생생한 체취를, 그리고 터키와 로마에서는 사도들에게 역사하신 성령 하나님의 한없는 권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목회시 성지 순례를 몇 번 더 다녀옴)

3. 출애굽 여정

  첫째날 : 우리가 탄 비행기는 아프리카 최대의 도시(인구 1,300만) 카이로에 사뿐히 내렸습니다. 먼저 이집트 박물관에 들러 수천년 역사를 조명했습니다. 카이로 근교인 기자(Giza)에 있는 피라미드와 스핑크스(사람의 얼굴과 사자의 몸 모습으로 카프레 왕 피라미드를 수호하기 위해 만든 것)를 관람했다. 이들 중 세계 7대 불가사의 중의 하나인 쿠푸왕의 무덤인 피라미드는 1.5 톤-3.5톤의 돌 230만개로 10만 명의 노예들이 20 년에 걸쳐 지은 것이라고 한다. 이 돌로 10만명이 거주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 수 있다니, 인간 왕 바로(Paraoh)를 절대자 신으로 맹신했던 그들의 무모하고 허무했던 삶의 단면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성경을 기록했던, 파피루스 종이를  만드는 상점을 방문했다. 이 식물은 이스라엘의 지도자가 된 모세를 살린 상자(갈 상자)를 만든 식물이기도 하다.

둘째날 : 구(Old) 카이로 지대에 있는 마리아와 요셉이 아기 예수를 데리고 피신했을 때, 쉬었던 석굴 위에 세워졌다는 아부사르가 교회(일명 아기 예수 피난 교회)와 모세 기념교회를 방문하여 잠시 기도를 드렸다. 이어서 카이로를 떠난 일행은, 3500년 전 츨애굽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큰 동풍'(출 14:21-22)으로 마른 땅 위를 건넜던 홍해 바다 대신, 수에즈 운하를 관통하는 해저 터널을 통과했다. 홍해 건너편 시나이 반도에서 홍해변을 바라보았다. 바로와 애굽 군대를 수장했던 그 바다와 끝없이 펼쳐진 아라비아 사막을 주시하면서 당시 그들 인생의 무상함을 회상해 보았다. 길을 재촉한 우리는 수르광야를 지나 '마라'(‘쓴 맛’이란 뜻)에서 모세의 우물과 종려나무를 비롯한 많은 수목들을 보았다. 이어서, 엘림, 홍해 곁, 신(Sin) 광야, 울창한 수목이 우거진 오아시스인 르비딤 계곡 등을 지나면서 민수기 33장의 출애굽 여정 41개 지점(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장막을 친 장소가 총 41개라고 성경은 말하고 있다)이 역사적 사실임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 보다 2배나 더 넓은 시나이 반도에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 약 200 만명이 야영할 수 있는 매우 넓은 공간들이 이처럼 많이 있었다. 곳곳에 나무와 풀을 볼 수 있었다. 오아시스로 울창한 숲을 이루는 곳도 여기 저기 있었다. 여호와 하나님은 낮에는 구름 기둥, 밤에는 불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셨고,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셨다. 오아시스가 없는 곳에서는 반석을 쳐서 물을 주셨다. 40 년간이나 이들을 돌보신 전능하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와 찬송을 드렸다. 지는 해를 등지고, 카이로에서 430 여km(270mile)를 달려, 서산에 황혼이 깃들 무렵, 산장이 즐비한 시내산 1500m 고지에 도착했다. 엄청나게 넓은 평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내일의 시내산 등정을 소망하면서 추운 밤을 지냈다.

셋째날 : 다음날 캄캄한 새벽 2시에 일어났다. 눈보라와 싸우면서, 3500년 전 모세가 하나님의 말씀을 받기 위해 올라갔던 2285m의 시내산(호렙산)을 올랐다. 시내산은 모세가 아내 십보라를 만난 산이다. 모세의 장인 이드로의 양을 치던 곳이다. 노예생활을 하는 동족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은 곳(가시떨기 나무)이다. 하나님의 백성이 지켜야 할 법도와 규례를 전하고 십계명을 새긴 두 돌판을 받은 곳이다. 또한 아합왕과 이세벨의 핍박을 피해 도망하여 실의에 빠져 있던 엘리야 선지자가 침묵의 소리 가운데 들려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새 힘을 공급받고 새로운 사명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시내산 정상에 도착했을 때, 눈도 그치고 멀리 동쪽에서 여명의 태양이 떠올랐다. 태양빛을 받아 시내산 주변의 돌산들이 붉은 색으로 변하면서 장대한 파노라마를 보여주었다. “할렐루야!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내 마음 속에 그리어 볼 때 ...”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 ” 절로 터져 나온 마음 속의 찬송과 기도가 어우러져 3500년 전 하나님의 말씀이 바위에 새겨지는 장엄한 광경이 눈에 선했다. “하나님이 이 모든 말씀으로 일러 가라사대 ...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있게 말지니라 ...”(출 20:1-17) 하나님의 음성이 귓전을 때리고 있었다. 감동적인 시내산 봉우리들을 바라보면서 벅찬 감격으로 내려왔다. 시내산 1500m에 있는 성 캐더린 수도원에 들렀다. 그곳에 이드로의 우물과 모세의 불붙는 떨기나무(burning bush)를 보았다. 모세는 이드로의 양을 치다가, 80세에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이 나무 아래에서 신을 벗었다. 잘 보존되어 울창하게 자라고 있는 떨기나무 아래에서 모세를 부르신 하나님이 새롭게 저를 향해 손짓하고 계시는 듯 했다. 또한 이 수도원에는 모세, 엘리야, 선지자들, 예수님과 제자들을 나타낸 모자이크가 있었다. 세계 제2의 성경 사본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다시 광야를 지나 아카바만의 홍해를 따라 타바 국경을 통과하여 이스라엘로 들어갔다.

4. 젖과 꿀이 흐르는 땅 이스라엘에서 홍해의 아름다운 항구도시 에일랏에서 홍해 수족관을 둘러보고 단잠을 청했다.

넷째날 : 에일랏에서 사해, 여리고, 나사렛, 가나를 본 후 갈릴리 해변에 있는 티베랴까지 500여 km의 대장정이 시작되었다.
  소금으로 된 소돔산에 소금기둥이 되어 서있는 롯의 처를 보면서 세상을 뒤돌아 보지 말고, 예수님만 바라보고 전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사해 해수욕장에서는 몸이 둥둥 뜨는 물에 누워 어린이처럼 좋아하는 집사님을 보며 함께 즐거워했다. 주후 70년, 로마에 의하여 예루살렘이 함락될 때, 끝까지 로마에 저항했던 960 명의 유대인들이 생활했던 마사다 요새를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관람하는 것은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사울왕을 피하여 도망하던 다윗이 피신했던 엔게디를 지나 구약 사본이 발견된 쿰란동굴을 견학했다. 이어서 인류 최고(가장 오래된)의 도시, 종려나무의 도성 여리고에서 예수님이 시험받으신 산, 엘리사의 샘, 삭개오의 돌무화과나무(뽕나무)를 보았다. 요단강을 따라 북상하다가, 갈릴리 나사렛의 마리아 수태기념교회와 요셉 기념교회, 그리고 예수님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켰던 가나의 혼인잔치 기념교회를 들러 갈릴리 호반에 있는 티베랴에서 안식했다.

다섯째날 : 티베랴에서 ‘Jesus' 호 배를 타고, 태극기를 달고, 호수를 건너 북쪽 긴노렛으로 갔다. 갈릴리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어, 우리가 타임머신을 타고 2천년 전, 예수님과 제자들이 탄 배에 있는 것으로 착각하기에 충분했다. 성난 풍랑을 잠재우셨던 예수님, 해변에서 제자들을 부르셨고, 허다한 무리에게 말씀을 전하셨던 주님의 모습이 눈에 선했다.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마 5:3 이하). 팔복산 언덕에 있는 팔복 교회, 먹는 문제를 해결해 주셨던 오병이어 기념교회, 세 번이나 자신을 부인하고 실수한 베드로를 찾아오셔서 ’내 양을 치라‘며 새로운 사명을 주셨던(요 21장) 곳에 세워진 베드로 수위권교회, 예수님의 제2의 고향인 가버나움 회당과 베드로의 장모의 집터를 보면서 새로운 다짐과 감회에 젖기도 했다. 갈릴리의 비옥한 이스르엘 평야의 관문인 므깃도(아마겟돈, 계 16:16)에서 솔로몬 왕 시대의 마굿간과 아합왕의 터널과 샘물을 보았다. 다볼산(변화산), 모레산, 길보아산, 나인성 등을 지나면서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의 연장선 상에 있는 순례여행임을 생각했다. 지중해에 가까운 갈멜산(528m) 정상에 있는 엘리야 동상과 기념교회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바알 선지자를 향하여 칼을 든 엘리야의 모습은 이 시대와 나 자신을 향한 우상을 처단하고 있는 지 자문하게 했다. 교회 옥상에서 본 지중해와 하늘에 떠있는 구름은 엘리야의 믿음을 소유하게 해 달라는 기도로 바뀌고 있었다. 다음으로 들른 지중해변의 가이사랴는 빌립 집사의 고향이자, 베드로가 고넬료를 비롯한 이방인들에게 세례를 베풀었던 곳이다. 또한 바울이 2년간 감옥생활을 했고, 죄수의 몸으로 로마로 출발했던 항구이기도 하다. 늦은 오후에 갔던 텔아비브의 남항인 욥바는 베드로가 이방인에게도 구원이 있다는 환상을 본 곳이다(베드로 환상기념교회가 있음). 하나님의 음성을 피해 다시스로 도망가던 요나가 배를 탔던 곳이다. 지는 해를 뒤로 하고, 다윗왕이 수도로 정한지 3000년된 예루살렘으로 상경했다.

여섯째 날 : 주일이어서 호텔에서 예배를 드렸다. 감람산에 올라 부활하신 예수님이 숭천하신 곳을 기념하는 승천교회에서 승천 직전에 디디셨던 발자국을 만지면서 주님의 부활과 승천을 묵상했다. 인류의 구속사업을 위하여 온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셨던 겟세마네동산교회 옆에는 수십 그루의 감람나무와 그 고목들이 있었다. 이들은 주님의 간절한 기도와 가룟 유다의 배신의 증인으로 우뚝 서 있었다. 예루살렘을 바라보시면서 우신 것을 기념하는 눈물교회, 부근에 있는 스데반순교기념교회, 기드론 골짜기를 바라보며 주님의 눈물과 스데반의 순교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성전산에 붙어 있는 통곡의 벽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나라와 교회를 위하여 기도를 드린 후, 그 기도제목을 적은 쪽지를 성벽의 돌 사이에 끼워두었다. 시온성에 있는 마가의 다락방(최후의 만찬과 오순절 성령강림의 장소)과 다윗의 기념묘를 구경했다. 예수께서 빌라도의 재판을 받으신 곳에서 묻히신 곳에 이르는 14개 지점의 고난의 길(Via Dolorosa)을 걸으면서, 준비된 제법 무거운 나무 십자가를 지고서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결심을 했다. 유대인 학살 기념관(야드 바셈, ‘기념물과 이름’, 사 56:5)에 들러서 나찌 독일에 의하여 비참하게 희생된 600만 유대인들의 참상을 보면서, 인간의 잔학성에 새삼스럼게 비애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기념관 출구에 새겨진 글귀는 지금도 나의 귓전을 울리고 있다. “망각은 파멸을 가져오지만, 기억은 구원의 비결이다”(Forgetfulness leads to Exile, while remembrance is the secret of redemption). 베들레헴에서는 예수님 탄생기념교회를 들렀다. 그 교회로 들어가는 문은 1.2m 정도 높이였다.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자만이 예수님을 모실 자격이 있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이스라엘에서의 은혜로운 순례로 예수님을 뜨겁게 체험하고, 텔아비브의 벤 구리온공항에서 터키 지중해의 항구도시 안탈리아(앗달리아)로 향했다.   

5. 사도들의 전도지 터키에서

일곱째 날: 터키의 남부 지중해변의 항구도시인 밤빌리아 지방의 안탈리아(행 14:27의 앗달리아)에서 일박했다.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바라본 지중해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먼저 바울의 전도 여행지 버가(당시 밤빌리아의 수도), 히에라볼리(골 4:17 등), 소아시아 7 대 교회(에베소, 서머나, 버가모, 두아디라, 사데, 빌라델비아, 라오디게아)를 차례로 순방했다. 히에라볼리(현, 파묵깔레)에는 유명한 온천과 아폴로 신전, 1200여개의 석관으로 된 공동묘지, 대극장과 산 중턱에 위치한 사도 빌립의 순교지인 마티리움이 있었다. 산등성이 위에 서서 히에라볼리의 옛 유적들을 내려 보면서, “후대인들이여, 나를 보시오. 우상을 믿고 나를 핍박했던 죽은 자들아, 나를 보라”하고 외치는 빌립의 말이 들려오는 듯했다.
  라오디게아(현재, Eskihisar)는 히에라볼리에서 7km 쯤 떨어진 곳으로, 돌로 만든 수로를 통하여 히에라볼리의 온천수를 끌여들였다. 라오디게아에 도착한 물은 미지근한 물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요한계시록 3:15-16에서 미지근한 신앙을 책망하는 주님의 말씀이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이곳은 눈병을 고치는 안약의 산지였고, 의과대학과 병원, 은행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지진으로 폐허가 된 교회 터에서 십자가가 새겨진 돌기둥을 발견하고서 기뻐했던 것은 예수님의 흔적만이라고 붙잡고 성령님의 역사를 느껴보려는 몸부림이기도 했다.

여덟째 날 : 여기서 160km 북서쪽에 있는 빌라델비아(‘형제애’란 뜻, 현재 Alasehir)의 교회터는 15m 높이의 육중한 돌기둥들이 남아 있었다. 회교가 99%인 이 나라는 기독교 유적지를 방치하거나 회교 사원으로 사용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스스로 달래야만 했다. 여기서 45km정도 떨어진 곳에 사데(현재, Sardis)가 있었다. 폭 50m, 길이 90m, 석주 78 개로 이루어진 웅장한 아데미 여신전과 그 남쪽 끝에 자리잡고 있는 자그만 교회 유적은 슬픈 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웅대한 체육관(Gymnasium)과 유대인 회당 건물이 남아 있었다.
  두아디라(현재, Akhisar)는 자주장사 루디아의 고향이며, 이세벨 여신을 받아들였다고 주님의 책망을 받았던 우상의 도시였다. 체험을 중시하고 계시가 계속된다고 주장하는 몬타니즘이라는 이단의 발생지이기도 하다. 또한 비잔틴 시대에는 키벨라 신전을 교회로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버가모(현재, Bergama)는 산 위에 건설된 아크로폴리스(도시) 왕궁과 평지의 신전 유적, 도서관, 종합병원 아스클레피온으로 유명했다. 양피지를 최초로 만든 곳이기도 하다. 교회 유적은 ‘크즐아블루’라 부르는 거대한 벽돌 건물인 데, 이는 본래 이집트의 신 세라피스을 위한 신전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회교를 위한 기도처가 구석에 마련되어 있을 뿐, 교회의 기둥과 터만 남아 잇었다.
  서머나(현재 터키 제3의 도시인 Izmir)는 아고라(시장)과 2만 명을 수용했다는 야외원형극장, 체육관, 공중목욕탕이 남아 있었다. 특히 서머나의 감독이었던 폴리갑(Polycarp) 기념교회는 끝까지 신앙을 지키다가 화형을 받고 순교했던 그의 생애와 순교 장면, 예수님에 대한 성화들이 감동적이었다. 이들은 고난과 십자가의 좁은 길을 잊어가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아홉째 날 : 에베소(현재, Seljuk)는 폭 21m, 길이 550m의 대리석으로 포장된 옛 에베소 대로 터, 대로 양편에는 화려한 고린도 양식과 우아한 이오니아 양식의 돌기둥들이 사열하듯 줄지어 서있었다. 3단형 22계단으로 된 2만 5천명을 수용했다는 거대한 반원형 로마식 야외원형극장(바울이 이곳에서 설교했음, 행 19:29-41), 아고라(시장), 두란노서원(바울이 2년간 복음을 가르쳤던 곳), 아르테미스 신전(고대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 지금은 큰 기둥 하나만 남아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에베소는 사도 요한이 50 여년 동안 제자들을 양육하고 선교했던 곳이다. 요한의 무덤 위에 세워진 성 요한 기념교회(세례를 베풀었던 곳, 기도처 등이 남아 있음)가 있었다. 그리고 십자가 상의 예수님의 분부에 따라, 요한이 마리아를 3년간 모셨던 마리아 집터에 세워진 교회(현재 카토릭성당)가 있고, 에베소에서 전도하다가 잠든 누가의 무덤도 있었다.

열째 날 : 서머나에서 이스탄불로 비행기를 타고 날라간 일행은 호텔에서 일박을 했다. 다음날, 전차 경기장이었던 히포 드롬, 푸른색 지붕의 회교 사원인 블루 모스크(Blue Mosque)를 보았다. 높이 56m인 성 소피아(Sophia, 예수 그리스도 상징) 대성당을 찾았다. 성당 안의 모든 벽면과 천정을 장식하고 있는 주님과 제자들에 관한 모자이크 성화는 세계 최고의 걸작품으로 평가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1453년, 오스만 터키가 비잔틴 제국을 멸망시킨 이후 꼭대기의 십자가는 이슬람교의 초생달 표지로 바뀌었고, 성당 내부는 이슬람의 성지인 사우디아바비아의 메카를 향하여 기도하는 기도처를 만들었고, 오늘날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었다.
  터키에는 이외에도 바울의 고향 다소와 수리아 최초의 이방교회로서 선교사를 파송했으며 그리스도인이라고 불려졌던 수리아 안디옥, 갑바도기아의 괴레메의 동굴교회, 지하도시 데린구유, 바울의 선교가 시작되었던 지중해 상의 섬 키프로스, 바울이 유럽 선교를 위해 배를 탔던 밀레도 항구 등 많은 기독교 성지가 있다.

5. 로마에서
  네압볼리, 빌립보, 암비볼리, 데살로니가, 베뢰아, 아테네, 고린도 등 바울의 유럽 선교지와 지중해상의 섬인 사도 요한의 유배지이면서 요한계시록이 기록되었던 밧모 섬 등 그리스를 여행하지 못한 아쉬움을 안고* 도시 자체가 박물관이라고 하는 로마로 향했다. 로마에서는 바울이 감옥생활을 했던 곳, 트레비 분수, 로마공화정 등을 관람하고 또 하루를 잤다(*다음에 여러 곳을 여행했음).

  제11일 : 세계 최소의 나라인 바티칸시국(인구 1100명 정도, 하지만 6000만 명의 이탈리아인들을 카톨릭으로 정신적으로 인도하고 있다)의 바티칸 박물관에서 천장과 벽면의 미켈란젤로의 그림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보고 그 장엄함과 경건성 앞에 어안이 벙벙하여 경탄할 수밖에 없었다. 이웃에 있는 베드로 무덤 위에 세워진 성 베드로 대성당은 세계 최대의 성당(교회)이다. 십자가 형태로 된 이 교회는 폭 115m, 길이 199m, 돔까지의 높이가 119m에 이른다. 105년간에 걸쳐서 건축했고, 내부공사와 장식에는 무려 200년이 걸렸다고 한다. 내부 전면에 있는 성령의 역사를 상징하는 비둘기를 바라보며, 성령의 역사로 카톨릭이 새롭게 탄생했으면 하는 기도를 드렸다. 정문에 조각된 베드로와 바울의 생애와 순교 장면(거꾸로 십자가에 못박히는 사도 베드로, 돌기둥에 목이 올려진 채 참수형을 당하는 사도 바울)은 죽도록 충성해야 한다는 새로운 각오로 두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들었다.
  원형경기장이었던 콜롯세움은 기독교 박해시대에는 그리스도인들이 맹수의 밥이 되어 순교했던 현장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 세워진 커다란 십자가는 당시의 박해하던 권력은 패망했으나, 주님의 십자가와 그 신앙은 영원함을 소리 높여 증언해 주고 있었다.
  다음으로 로마에 있는 50 여개의 카타콤베(지하공동묘지) 중 성 도미틸라 카타콤베에 들러 기독교 박해 당시 이곳에서 예배를 드리며 신앙을 지켰던 그들의 살아있는 순교적인 신앙의 모습에 고개가 숙여졌다. 지하 5층까지 내려간 우리들은 그 속에서도 물고기(ΙχΘυς) 모양을 그리면서, ‘예수님은 그리스도시오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서로 고백하여 동료임을 확인한 그림들, 잃은 양을 찾은 감격으로 등에 업고 계시는 예수님에 관한 벽의 낙서(그림)들을 보며 감동했다.
마지막으로 사도 바울 참수터교회(일명, 세 분수기념교회)를 방문했다. 복음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바울이 참수당했을 때, 목이 세 번 튀어 분수를 이루었음을 알려주고 있다.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 주님의 복음을 들고 세계를 누볐던 바울의 삶, 몸까지 번제로 하나님께 드린 장렬한 죽음이었다.
지난 12박 13일의 성지순례를 마치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새롭게 만나고, 바울과 모세와 베드로 등을 만난 하나님의 종, 예수의 제자, 성령의 도구, 십자가의 군병의 모습으로 프랑스 파리를 경유하여 귀국길에 올랐다. 그동안 인도하신 주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도와주신 교회와 모든 성도들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여호와께서  ...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시 121:3-6 참조, 순례자의 시).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의 얼굴을 네게 비추사 은혜 베푸시기를 원하며, 여호와는 그 얼굴을 네게로 향하여 드사 평강 주시기를 원하노라.”(민6:24-26)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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